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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자하의 배움이란/ 賢孝忠信

자하의 배움이란/ 賢孝忠信

배웠다는 것이 무엇인가? 대개 책을 많이 읽고 학문을 깊이 연마한 사람인데, 공자의 제자 자하(子夏)는 논어(論語 學而篇)에서 강조했다, “어진 사람을 높여 대우하고, 힘을 다하여 부모를 섬기며, 몸을 바쳐 임금에게 충성하고, 신실한 말로 친구를 사귄다면 설사 배우지 않았더라도 나는 필히 그를 배운 사람이라고 말하겠다[子夏曰 賢賢易色, 事父母能竭其力, 事君能致其身, 與朋友交言而有信 雖曰未學 吾必謂之學矣].”

그에게는 자기 주장이 있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많이 배웠다고 만 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실행하는 학자가 진정으로 배운 자라는 말이다. 지금의 교육학에서도 학행일치(學行一致)라고 하고, 행동으로 배운다[Learning by Doing]는 교육 방법도 있다. 그러니까 자하는 참으로 배운 사람은 스승과 같은 훌륭한 현인(賢人)을 알아보고 즐겨 배우려는 이를 학습자로 본 것이다. 그것도 재미있는 표현으로 아무리 황홀한 여색(女色)이 있어도 그것보다 현인(賢人)을 더 좋아할 정도의 태도라니 말이다. 두 번째가 그 힘을 다하여 부모를 섬기며 효도하는 자, 셋째 몸 바쳐 임금에게 충성하는 자, 그리고 넷째 친구랑 신실한 말을 하는 실천의 믿음이 있는 우정의 사람이라면 배움이 아직 없더라도 나는 그를 배운 자라고 말하겠노라! 자하의 배움이란[子夏之學] 곧 현현(賢賢)과 사친(事親)과 사군(事君)과 신우(信友)로 정의할 수 있다. 어진 사람을 알아보고 감복 할 줄 아는 현명함, 부모에게 효도하고, 임금에게 충성하며, 신실한 친구가 되는 사람이 진정으로 배운 자라는 게 자하의 결론이다.

자하(子夏)는 자호(字號)이고 성명은 복상(卜商/ 507-? BC)이다. 그가 시(詩)를 좋아해서 문학이 뛰어나 스승 공자의 칭찬을 받았으며, 공문 십철(孔門十哲)로 꼽힐 정도의 중요한 제자였다. 가난했으나 부지런히 배우기를 좋아해서 BC 483년 경 노(魯)나라의 공자에게 가서 공부를 하고는 BC 476년에 지금의 섬서성(陝西省)인 진(晉)나라 서하(西夏)로 돌아가 살았다. 그가 주역(周易)을 해석했다는 자하역전(子夏易傳)이 전해오는데 후대의 위작이라는 논란도 있었고, 다시 그의 저술로 논하는 자도 있다고 한다. 이름난 이극(李克), 오기(吳起), 서문표(西門豹)가 모두 자하(子夏)에게서 수학 하였다. 그가 늦게 서하에서 아들을 잃고 너무 슬퍼한 나머지 실명(失明)했다 해서 아들이 죽으면 상명지통(喪明之痛)이라는 고사가 그로 인하여 생겨났고,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도 그와 관련된 공자의 말이다. 역시 배우는 기쁨을 일생 누렸던 스승 공자의 뜻을 익히 터득한 자하 복상(子夏 卜商)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