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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Creating Wealth/ 백만장자의 몽상

Creating Wealth/ 백만장자의 몽상

 부(富)의 창조, 부제(副題)는 무담보(Nothing Down)였다. 40년 전 내가 경제에 관한 책을 샀던 그 두 번째, 그전에 ‘경제학 개론’이래로 처음.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속담처럼 몹시 도 궁색한 목 마름에 시달리던 때였다. 맏이 책무로 홀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데도 내 가족 셋만 이끌고 유학을 갔고,  서울의 미 영사관에선 번번이 어머니의 방문 비자를 거절하였다. 이유는 연로한 과부로 아들 가족을 방문하러 미국에 가면 그냥 주저앉을 우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돌아와야 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 남편이 있던 지 본인 명의로 된 부동산이 있던 지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 둘 다 불가능했으니 일찍이 내가 어머니의 명의로 된 시골 땅은 다 팔아먹은 뒤로 어머니 명의의 재산은 없었고, 재혼은 꿈에도 상상 못하는 철저한 삼종지도(三從之道)이셨으니 속수무책(束手無策)일 밖에.

 절실한 애달음에 봄 학기를 마치던 날 자동차를 곧 바로 달려 책방으로 향했다. 한 번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돈 버는 방법에 관한 책방 코너를 뒤지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런 방법론[how-to]의 책들은 놀랍게도 많았다. 점심시간을 넘긴 배고픔도 잊은 채 우선 쉽고 실제적이며 실행 가능한 책을 찾아야 했다. 하나가 마음에 와 닿았다, 책장을 넘기니 도형까지 그려가면서 구체적인 설명도 있어 금방 깨우칠 거 같아서 샀다. 밤을 지새우며 며칠 독파하고, 찬찬히 소화해냈다.

 돈 없이 1년에 집 한 채 씩 사서 월세(月貰)를 놓아 빚을 갚아나가면 10년에 10채, 그리고 다 한꺼번에 정리하면 백만장자(a millionaire)라는 논조다. 이론은 그렇지만, 그 책을 다 읽고 신문 광고를 샅샅이 뒤지고 복덕방을 여러 군데로 다녔지만 다운 착수금[Down payment] 없이 무담보(無擔保)로 집을 선뜻 파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래도 그 책의 논리를 믿고 계속 추구, 무담보는 아니고 1천 불을 걸고 아래 위층으로 2 유닛(units)으로 세 놓을 수 있는 가능성의 빈 헌 집 하나 계약하는 만용을 저질렀으니,  순진무구(純眞無垢)한 봄 밤의 황량몽(黃粱夢)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