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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

가을비에

새벽부터 내리는 비에
잠 이렇게 저렇게 뒤척이며 설치고 했는데
늘 오는 아침에
늦잠에 깨어났다.
시원한 바람도 느껴지고
어제도 간간히 떨어지는 구슬도 만나봤지만
간단히 마신 곡차가
더 늦게 깨어주어
어딘지 모르게 섭섭함이 남는다.
발걸음 가볍고
작은 빗방울 맞으며
가을 길의 걸음은 편하게 하고
아스팔트 위에 줄줄 흘러 내려가는
빗물이 늘 느낌과는 다르다.
깨끗하다?

전철 프랫홈의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레일옆 홈에
떨어져 맺히고 맴돈다.
저어기 달려오는 전철은
불을 밝히고 빗물과 충돌하며
들어선다.
늘 그렇겠지?
어디에서든 비 내리는 날
어디든지 그렇게 달리지...

인생도 그런가?
비오는 날 있고 개인 날 있으니
그 속에 기웃거리며
살아왔지.
쏟아지는 빗물과 같이
맘 아픈 것에 눈물을 펑펑 쳐내고
그렇게 사는 것.
삶의 애환을 등지고
이제 정리하듯
하나하나 밀쳐 내고 버린다.

오늘도 비 내리는 날에
수많은 사람들 속에
어딜 가는지
발걸음 가볍다.
자아! 오늘이 있으면
내일도 있지?
그래서 뭔지 모르고 그냥 간다.
그 어디 종착점이 있긴 한데
모르고 그냥 간다.
가을비가 가슴 속에 파들어가듯이
또 빠져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