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인의글

일류 국가, 일류 국민이 되는 법

어릴 때 힘들다고 투털거리면 옛 어른들이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하셨다며 다독거려 주시던 어머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것이 한참 나이들고 나서였다. 애벌레가 고치를 뚫고 나비로 나올 때 스스로 뚫고 나오지 못하면 날개에 힘이 없어 날지 못해 결국 죽는다는 사실을 이해한 것도 아이들이 태어나서 부모역할을 하면서였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잘해주고 싶어서 안달이 나던 차에 어머님의 말씀도 생각하고 나비의 교훈도 생각하며 세상살이의 바람직한 이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부모는 그저 본보기가 되어야할 뿐 조력자가 되면 안되겠다는 진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대부분의 부모들은 모든 고생은 나만으로 족하고, 자식들은 항상 순풍에 돛단 듯 순조롭게 성장하길 바라지만, 그런 기원과 노력이 사실은 사랑하는 자식들의 정신과 신체를 허약하게 만들고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봐야한다.자식들이 항상 순풍에 돛단 듯 순조롭게 성장하고 발전하게 되면 모든 것이 자신이 잘 났기 때문이라는 착각 속에 약간의 바람에도 줄기가 휘거나 쓰러져 버리는 온실 속 화초로 자라게 된다.

어렵고 힘든 순간들이지만 스스로 그런 어려움을 회피하거나 기죽지 않고 과감하게 대응하여 극복해가는 경험을 통해,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환경을 이해하고 주위에 감사할 줄 알며 건강한 사회적 성취가 가능해진다.

조금만 자만하다간 금방 위험에 처하는 것이 세상살이의 경험칙이다. 절대로 세상을 만만하게 보고 자만하지 말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결코 자신을 비하시키지도 말아야 한다. 요즘처럼 국가적 위기가 높아질 때 부모가 자식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본보기가 바로 앞으로 자식들이 자라서 지금과 같은 국가적 위기에 대처하는 바른 모습이 된다.

글로벌 시대의 환경변화에 둔감하여 방심하다가는 언제 위기에 빠질 지 알 수 없다. 위기만 강조하면 자식들이 불안하거나 겁을 먹는다며 모른 척 넘어가게 되면 자식들의 미래의 경쟁력에 심각한 결함을 넘겨주는 행동일 수 있다. 세계적 기업들의 흥망에서도 분명히 발견할 수 있는 생존의 진리다.

국가적 위기의식을 올바르게 공유하고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건강한 국가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 작지만 강한 나라들은 모두가 나름의 국가적 위기의식을 국민들이 공유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잘 유지 운영하고 있는 좋은 예가 되겠다.

국가 뿐만이 아니라 동호회나 회사, 심지어 개인까지도 모두 본질적으로 생명있는 유기체의 하나이며, 이런 조직적 생명체들은 환경에 따른 변화와 혁신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변화에 저항하는 것 또한 본능적인 현상이다. 애벌레가 자라기만 하고 적절한 때에 번데기로 변태되지 못하면 생명을 유지하거나 나비로 환생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듯이 항상 존재하는 위기를 모든 구성원들에게 전파하고 공유하는 것은 조직의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일상화된 위기에 대응하여 자포자기적 심정에 빠져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거나 흔들리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더 많은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만연된 스트레스와 긴장 속에서도 똘똘 뭉쳐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지속해서 안전한 사회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것이 우리 나라가 일류 국가로 가는 길이다.

6.25 전쟁부터 지금까지 북한 독재정권의 공격과 테러로 사랑하는 아들과 딸, 부모와 형제를 잃은 크나큰 슬픔을 차마 잊거나 지우지 못하고 가슴에 묻은 채 힘들게 함께 견디며 살아온 분들의 아픈 마음을 생각하면, 지금이 설사 전쟁위기라 하더라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힘든 어려움이라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그분들의 삶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유사 이래의 가난을 최단시간에 물리쳤던 것처럼, 지금의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