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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 여 행 ♤ 제작기 둥지를 떠나 미지의 곳으로 향해가고 있는 각양각색의 지친 삶의 군상들이 어울어져 있다. 얼키설키 얽혀 있는 곳에서 도피하여 혼자이길 바랬지만 동행자와 함께 해야 하는 현실이 어쩔 수 없이 자리하고 있다. 생활에서 묻어나온 고뇌와 얼룩진 흔적들을 지우기 위해 몸도 마음.. 더보기
불씨 불씨 황량한 바다의 파도소리 갈매기의 아릿한 울음소리 철부지 아이들의 티없는 웃음소리 모두가 구름 위에 떠가고 있다. 이미 만들어진 모래성에 갇혀버린 마음의 작은 불씨 겹겹히 쌓아올린 장작더미에 큐피터의 불화살에 점화되어 타오르기 시작한다. 무서운 폭발음과 불꽃튀는 소.. 더보기
평행선 평행선 한치의 오차도 없이 곧게 뻗은 두개의 선로 위에 굉음과 함께 기차가 지나간 자리 황혼빛 낙엽은 주인을 잃은 듯 평행선을 떠나 이리저리 옮겨다닌다. 하늘가에 맴도는 쟂빛구름은 바람이 흩어진 지난 순간을 가까이 하고픈 생각과는 달리 일정한 공간으로 이어지는 현실이 .. 더보기
천왕봉 산 그림자 내려 앉은 곳에 연분홍 철쭉이 만개하고 다람쥐 뛰어 다니고 휘파람새 구슬피 운다 백두대간 남쪽 끝 초여름길 비바람 몰아쳐도 山냄새는 향기롭다 지팡이가 마중나와도 肉身은 천근 만근 허울 벗고 누워있는 1915미터 頂上엔 안개 구름이 바람에 떠내려간다 더보기
소금 꽃 소금 꽃 김창근 잔 물결 이랑 내고 땀방울 씨를 뿌려 바닷가 해수 밭을 일구는 저 염부의 짓무른 두 손바닥에 옹이 꽃이 필 무렵 맨살로 뙤약볕을 견뎌온 밭이랑이 다비하듯 밭아져 사라질 즈음에야 안개꽃 피어오르듯 돋아나는 흰 사리 더보기
심산(深山)의 봄 심산(深山)의 봄 아득한 심산 어느 산비탈 긴 겨울 지나 눈 덮힌 막사를 나서면 고목 가지에 얹혀진 눈덩이들이 툭툭 떨어졌다. 눈 녹아 흐르는 실개천엔 연록색 새싹이 돋아나고 새들이 춘정을 못이겨 날개치며 가지를 건너 뛰면 눈가루가 실개천에 뿌려졌다. 춘정을 아는지 소리내는 실개천 가슴치.. 더보기
잔상(殘像) 잔상(殘像) 차장 너머 산자락에 보이는 초가집 한 채 앞 개울 찔레꽃 개울따라 내려오면 살구나무 그늘에 앉았던 그녀 뒤돌아 집으로 가는 길에 멀리 보이는 초가집 한 채 돌아오는 길 차장에는 캄캄한 밤 애절 영혼의 흐느낌이 가버린 시간의 허공을 잡고 보이지 않는 눈 앞에 초가집 한 채 더보기
나리꽃 산들바람이 나비의 날개를 흔들어 봄은 아지랑이를 타고 빙빙 연놀이를 하는데 황톳길 이름모를 갈림길에 피어난 나리꽃 주근깨 팍 뒤집어 스고는 되바라진 얼굴로 빨간 입술 실눈 감은 채 세상 봄을 다 안다는 듯이 시공처녀처럼 얼굴 붉히고 봄 나비를 찾고 있다. 나리꽃 그 잔잔한 새침으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