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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Miscalculation/ 단디 해라 Miscalculation/ 단디 해라 칼을 쓰거나 작두를 처음 쓸 때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신신 당부하는 말은 ‘단디 해라’였다. 조금만 실수를 하면 크게 다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려서 칼과 낫에 베이고 찔린 상처들은 단디 하지 못해서 빚어진 흔적들이다. ‘단디’는 거의 사어(死語)가 되었으나 내가 어렸을 때는 아주 많이 듣던 어른들의 당부였는데, 반대로 ‘데면데면’은 장성 해서 배운 말이니 조심성이나 붙임성이 없는[inattentive] 행위를 형용한다. 근실(勤實)함이나 신중(愼重)하지 못한 경우이다. 게다가 오판(miscalculation)은 전쟁에서 패전과 죽음의 결과를 초래하고, 사업 전략에서는 실패와 엄청난 손실을 가져온다. 단순 실수나 너무 익숙해진 뒤에 부주의하다가 다친 경험이 .. 더보기
Inflation, Inflation / 인플레 아우성 Inflation, Inflation/ 인플레 아우성 세상은 온통 인플레이션 아우성이다! “멍청아, 문제는 경제야!” 그 경제 문제의 주범(主犯)이 지금 물가 상승이라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이다. 작년에 1리터 당 1,700원에 기름을 내 자동차에 넣었는데 지금은 2,000원을 줘야 한다면 1년에 나는 18%가 가격 인상을 당한 것이니, 내가 가진 돈의 가치가 지난해보다 18%나 하락한 인플레이션 효과가 된다. 내 재산이 1억이라면 지난해보다 내 재산의 가치가 지금 18% 줄어든 것과 같으니 지금은 8천 2백만 원으로 줄었다는 말이니, 인플레이션한테 내가 1천 8백만 원을 1년 사이에 도둑맞았으니 난리가 아니겠는가? 미국에선 1갤런에 휘발유가 지금은 평균이 5달러라니! 지난주 목요일에 다우 존스.. 더보기
Minimalism / 간단주의 Minimalism/ 간단주의 간약주의(簡約主義), 극간주의(極簡主義)는 예술의 표현과 삶의 한 풍조를 말한다. 특히 미술에서는 아주 단순하게 표출하는 표현주의를 말하고 1970년대에 유행하기도 했는데, 소박하게 선(線)으로 아주 간단하면서도 의미를 나타내는 표현 방식 같은 것이다. 헨리 또로우(Henry David Thoreau/ 1817-1862) 같은 19세기 미국의 자연주의자는 소박한 자연의 생활 공간에서 내적이며 영적인 행복을 추구했던 생활 철학을 일컬어 간단주의(簡單主義),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라 말한다. 소박하고 단순한 생활의 실행으로, 우리가 가진 소유물을 줄이고 현대의 기술과 문명의 편의에 덜 의존하며 돈을 덜 쓰는 생활 패턴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그러한 단순성(simplic.. 더보기
정성의 술/ 截髮易酒 정성의 술 / 截髮易酒 술꾼들이 흔히 세계 3대 명주(名酒)로 프랑스의 질 높은 브랜디(Brandy)인 코냑(Cognac), 스코틀랜드에서만 발효하여 제조하는 위스키 증류주인 스카치(Scotch), 중국 귀주성(貴州省)의 마오타이주(茅臺酒)를 치기도 한다. 그러나 아주 옛날 참 귀한 술이 하나 있었으니, ‘절발역주(截髮易酒),’ 머리칼을 잘라서 바꿔온 술이란 말로 참 깊은 정이 밴 고귀한 술이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유명한 멋쟁이 도연명(陶淵明)이 동진(東晉) 사람인데, 그의 증조부가 도간(陶侃/ 259-334)으로 젊어서 홀 어머니 담씨(湛氏)를 모시고 살았다. 어느 날 도간의 친구인 범규(范逵)가 불쑥 찾아왔지 뭔가. 도연명도 말단 벼슬을 집어 던지고 귀거래사(歸去來辭)를 노래하며 고향으로 돌아와 .. 더보기
Turkey 'Turkiye' / '튀르키예'와 돌궐 Turkey 'Turkiye'/ ‘튀르키예’와 돌궐 터키는 이제 ‘튀르키예(Turkiye)'로 나라 이름을 변경한다. UN에서도 그리 공식으로 인정했다. 터키(Turkey)가 영어에서 칠면조라는 말이라 겁쟁이나 비겁한 사람을 은유 하기도 해 어감이 좋지 않고, 본래 그 나라의 말로는 ’튀르키예‘이다. 그러나 실상은 현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져서 만회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하기도 하는데, 그 나라 국민들 대부분이 튀르키예를 선호한다니 이제 우리도 터키를 튀르키예로 불러야 할 것이다. 그 어원(語源)은 우리나라 북방의 몽골 지역을 다스렸던 고대의 돌궐(突厥)이고, 한자로 돌궐(突厥)이라 표기되어온 것이다. 돌궐의 기록 역사(歷史)가 자체적으로는 없고, 중국 서적에 나오는 정도이며 서양이 먼저 연구한 것들에 의존하.. 더보기
추녀는 보배 / 擧案齊眉 추녀는 보배/ 擧案齊眉 얼굴이 못생긴 여자를 추녀(醜女)라 했고, ‘추녀가 보배’라는 옛날 속담도 있었으니 지금은 생각하면 참 놀랍다. 옛날을 통틀어 4대 미인이 있었는가 하면, 4대 추녀(醜女)도 있었던 게 중국 사람들이 만들었던 표현이었고, 한문의 옛 글을 많이 읽었던 조선의 선비들도 그것을 잘 알았으니, 그런 표현이 우리에게도 익숙하지 않던가. 그 중의 하나가 거안제미(擧案齊眉)라는 성어(成語)는 지금도 가끔 인용되는 고사. 남편에게 음식을 올릴 때마다 밥상을 눈썹까지 들어 올려서 바쳤다는 남편을 하늘처럼 높였던 그 여자도 4대 추녀 중의 하나. 오랜 옛날 동진(東晋)에서 유명했다는 허윤(許允)의 아내 완씨(阮氏)가 그 주인공이다. 허윤이 완덕위(阮德慰)의 딸에게 장가를 간 첫날 밤, “와우, 이럴.. 더보기
A Septuagenarian's Challenge/ 70대의 대통령 A Septuagenarian's Challenge/ 70대의 대통령 옛날의 현거지년(懸車之年)은 나이 70세를 이르는 말로 ‘수레를 매단다는 해’인 즉 벼슬을 그만두고 은퇴함을 이르는 표현이었다. 예기(禮記 曲禮上)에 ‘대부는 70세에 일을 그만둔다[致事]’고 했으니 이는 임금 섬기는 일을 늙어서 못한다고 아뢰는 것을 뜻하여 소위 치사(致仕), 곧 나이가 많아서 벼슬을 사양하고 물러남이다. 현거(懸車)의 전통은 2천 년의 역사를 지녔고 한(漢)나라, 진(晉)나라 때도, 우리 고려나 조선에서도 비슷했으며, 지금까지도 직장에서 70세까지 정년(停年)하도록 정하여왔던 것이다. 그런데 요새 70이 훨씬 넘어서도 대통령을 하겠다는 현상이 미국의 트럼프(Donald Trump)가 그랬고, 또 2024년에 다시 7.. 더보기
愼其獨/ 홀로 있을 때에도 愼其獨/ 홀로 있을 때에도 신기독(愼其獨)은 중용(中庸)에 강조되고 대학(大學)에서도 설명하는 개념으로 군자(君子)가 지녀야할 마땅한 덕목(德目)이다. 사람이 홀로 있을 때에라도 몸가짐을 근신하고 바르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라, 선대의 군자들은 그 실천을 노력 한 이들도 많았으니 아예 그것을 생활의 모토(motto)로 삼았고, 좌우명(座右銘)으로 방에다 써 붙였으며 자신의 아호(雅號)로 삼기도 했다. 예학(禮學)의 체계를 정비한 김장생(金長生)을 따라 그 아들 김집(金集/ 1574-1656)이 신독(愼獨), 또는 신독재(愼獨齋)라고 호를 삼았고, 안중근(安重根)의 좌우명이기도 했다. 이퇴계(李退溪)도 경전에서 뽑은 핵심 좌우명 네 마디(思無邪, 愼其獨, 無自欺, 毋不敬) 중의 그것이 하나였다. 유학(儒學.. 더보기